극단새벽은 레퍼토리시스템, 아카데미시스템, 관객참여제작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레퍼토리시스템

연예오락산업매체가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일회적이고 즉물적인 스타 중심의 문화예술은 창작자의 창의성을 말살시키고 문화예술 수용자들의 의식을 껍데기뿐인 형식에 머물게 합니다.
대중이 열광하고 환호해 스타라는 찬사를 받는 연기자가 많아지는 것은 연극이나 영화가 발전하는데 큰 구실을 하기에 언제라도 박수치고 환영해야 할 일이지만 작품의 질이나 내용에 상관없이 스타만 동원되면 작품의 흥행이나 기획이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스타시스템’을 극복하기위해서는 ‘작품성’으로 승부하는 ‘레퍼토리 시스템’을 안착시켜야 합니다.
특히 관객참여를 통해 만들어진 작품을 일회적으로 사장시켜서는 안 되는 것은 물론, 창작자는 당장의 이슈만을 좇는 소재주의에서 벗어나 긴 생명력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공연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외국의 경우 '세익스피어'나 '브레히트'와 같은 유명작가들의 걸작들을 매년 반복해서 공연하는 극단들이 적잖습니다. 때로는 실험극 형식으로 또 어떤 땐 꼼꼼하게 원작 그대로 공연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동일한 작가의 작품들을 지속해서 공연하는 이유는 특정 작가의 작품세계나 하나의 연극양식을 대중적으로 심화시키는데 첫 번째 목적이 있지만 또 한편의 공연작품을 대중화시키기 위해 스타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기획목표가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레퍼토리시스템은 이윤과 흥행 가치만을 목표로 스타를 동원하고 그러기 위해 대중을 스타의 들러리로 전락시키는 상업주의 기획 전략인 스타시스템의 대안으로 제출되는 기획방법입니다.
옛 사람들은 해마다 보았던 탈놀음을 전체 내용을 외다시피 하면서도 "올해는 어떻게 표현하나?", "이번에는 덧배기꾼이 바뀌었다는데..." 하면서 판에 둘러앉곤 했습니다.
극단새벽이 고수하려는 레퍼토리시스템 또한 이처럼 보존가치가 대중적으로 검증된 공연작품들을 질적으로 심화시키고 폭넓은 대중과 만나기 위한 연극운동이며 나아가 창작극운동과 양식실험을 목표로 하는 기획방법이며 창작방법입니다.

소극장 운동의 핵심은 바로 이러한 ‘레퍼토리 시스템’에 있습니다. 극단새벽의 창작극운동은 이러한 레퍼토리 시스템에 대한 고집으로 이어 질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