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새벽은 

'뭇생명이 공존·융합하는 세상을 꿈꾸며_삶의 연극화, 역사의 연극화'를 모토로 부산지역에 거점을 두고 1984년에 창단되었습니다.

극단새벽은 독립(인디) 연극운동과 소외받는 소수자, 일하는 사람들의 삶을 형상화하는 창작 작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연극의 대중성 확장을 위한 연극교육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며, 상업주의 문화흐름에 대한 대안적 문화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극단새벽 레퍼토리시스템, 아카데미시스템, 관객참여제작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제 블로그에 공연 후기 올렸습니다~~

김훈진
2023-11-19
조회수 328

https://blog.naver.com/ttackji93/223268862721

나는 극단 새벽을 10년 넘게 후원하고 있다. 이 극단에 대해서는 관심을 넘어 고마운 마음을 늘 가지고 있다. 과거 2003년 당시 지율 스님이 양산 천성산 도롱뇽 소송( KTX 천성산 관통 반대 소송)을 시작하셨다. 남편이 스님과 함께하는 싸움에 결합했다. 그러다 몇 년 지나 다들 끝나지 않는 싸움 속에서 지쳐갈 때즘 이 극단에서 이와 관련된 내용으로 공연을 올려 주었다.  2006년이었다. 광복동  실천무대에서  '그리하여 그들은..-도롱뇽, 대법원 가다'란 제목으로 무대에 올려 주었다. 도룡뇽 입장에서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자신들의 서식처를 잃어버리게 되는 위기감을 생동감 있게 그려 주었었다. 막연한 환경 이야기가 아닌 실제 우리가 겪게 되는 이야기를 소재로 다뤄 인간과 우리 주변 다른 생명체들과의 공존의 필요성을 강조한 연극이었다. 그때 이 극단의 선택에 대해 참 고마움을 갖고 공연을 지켜 봤었다. 비록 천성산은 뚫렸지만 그때의 고마움은 잊을 수가 없다.

그 인연으로 독립대안문화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했을 때 후원을 시작했다. 광복동 실천무대를 벗어나 고윤명숙님의 뜻을 이어받아 독립대안문화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대안문화연대를 설립한 후 후원인들을 모집했을 때다. 그간에 단원들이 참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들었다. 결국 올해 4월 효로인디아트홀 설립으로 결실을 맺었다. 많이 축하드리고 싶었다. 그러다 이번 공연 '성북동, 그곳'을 계기로 새로 건립한 공연장을 직접 찾아가 보게 되었다. 양산에서 배산역까지 가려면 덕천역에서 갈아타야 한다. 그러나 나는 오랜만의 문화생활로 한껏 들떠 가는 길이 전혀 힘들지 않았다. 

이태준은 일제 강점기 식민지 지식인이었고, 해방 이후 월북, 월북 이후 숙청당했던 작가다. 이태준은 1930년대 카프의 목적 문학에 반대했지만 해방 이후에는 임화나 김남천 같은 카프문학파 소설가들과 어울리며 조선문학가동맹 부위원장을 맡기도 했고 1946년 이후 돌연 월북을 한다. 월북한 이후 김일성을 영웅화하라는 당의 지시에 거부를 하고 숙청당했다고 한다. 

공연은 이태준이 살았던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고향>,  <농군>, <토끼 이야기> 세 편을 극적으로 재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왜 이 세 작품이었을까? 이 소설들이 모두 극적이라는 것과 식민지 시절 무기력한 지식인과 만주로 떠나는 농민들의 이야기를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리얼하게 그렸기 때문일 것이다.  <고향>은 1931년 작품으로 주인공이 작가 자신과 많이 닮아 있다. 주인공은 부모 잃고 고향 없이 떠돌다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취업이나 출세에 혈안이 된 사람들의 모습에 분노한다는 이야기이다. <농군>은  1939년에 발표한 소설로 1931년 일제 감점기 팍팍한 조선에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만주로 이주한 우리 민족의 이야기이다. 만주에서 있었던 '만보산 사건'을 제재로, 재만 조선 농민들의 끈질긴 삶의 투쟁과 생명력을 사실주의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토끼 이야기>는 1941년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의 병참기지가 되어버린 우리 나라에서 일본군에게 토끼털을 제공하기 위해 토끼 사육이 이뤄지던 때 벌어진 이야기이다. 

연극은 낭독극 기법으로 주인공의 심리를 섬세하게 전달해 주었다.또  3편의 단편들의 배경이 되는 시대가 잘 드러나도록 막과 막 사이에 시대적 배경에 관한 설명을 추가해서 보여주고 있다. 그리하여 비극적인 시대 상황 속에서 개인들이 처한 상황과 그 상황을 견뎌냈던 우리 민족의 처절한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고있다. 

연극을 다 보고 난 후 돌아오는 길에 시대를 잘못 타고난 한 천재적인 작가에 대한 생각으로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좀 더 자유로운 시대에 태어났다면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또 현실은 참으로 부조리하지만 그러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연극이라는 형식을 빌어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문제 제기하고 있는 극단 새벽에 고마움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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